앞으로 10대 청소년도 보호자 동의 없이 카카오뱅크에서 비대면으로 선불 충전 서비스에 가입해 금융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용돈을 현금으로 들고 다녀야 했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입금·이체 등 모바일뱅킹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청소년 전용 선불전자지급 수단인 '카카오뱅크 미니 mini)'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만 14~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휴대폰 본인 인증을 거쳐 비밀번호를 설정하면 미니가 개설된다. 현재 주민등록증이 없는 만 17세 미만 청소년이 계좌를 개설하려면 보호자와 함께 지점에 가거나 관련 서류를 챙겨야 한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이 필요한 비대면 계좌 개설은 불가능하다. 청소년이 자유롭게 금융 활동을 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이 때문에 지점이 없는 카카오뱅크는 이들 연령대 고객에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현재 카카오뱅크 고객 1300만명 가운데 10대 고객 비중은 약 4%에 불과하다. 모바일에 가장 활발한 중·고등학생들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지 못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로서도 미래 고객을 놓치고 있는 상황이다.
송현근 카카오뱅크 수신팀장은 "청소년이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돈을 보관하고 결제할 마땅한 금융 거래 수단이 없다"며 "어렵고 복잡한 계좌 대신 카카오뱅크의 편리함과 청소년이 원하는 금융 기능을 담은 '카카오뱅크 미니'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만 14세라는 기준은 휴대전화 본인 인증이 가능한 연령을 고려했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은행 계좌가 아닌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 같은 선불전자지급 수단이다. 페이는 통상 기존 은행 계좌나 카드 등을 연결해 충전한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계좌 연결 없이 발급받은 13자리 가상 계좌번호인 '미니번호'로 돈을 보내면 된다. 카카오톡으로 친구 또는 부모와 언제든지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 입출금 내용은 실시간 알림으로 뜬다. 보안 등을 고려해 잔액 최고 한도는 50만원으로 정했다. 하루 최대 30만원, 월 최대 200만원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선불전자지급 수단인 만큼 예금자 보호는 안 된다.
선불카드인 '미니카드'도 발급할 수 있다. 카카오프렌즈 '니니즈' 캐릭터 5종 중에서 카드 디자인을 고르면 된다. 미니카드는 체크카드처럼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다. 유흥업소 등을 제외한 온·오프라인 '클린' 가맹점에서 미니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교통카드 선불 충전도 가능하다.
윤제헌 카카오뱅크 지급결제팀 매니저는 "중점적으로 고민한 건 본인이 스스로 미니카드를 만드는 것"이라며 "카드 한 장으로 뭐든지 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소득공제를 신청하면 부모 소득공제에 합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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